현실과 이상 사이,
아직 다 말하지 못한 마음.
서울의 9월,
각기 다른 여섯 개의 시선이 하나의 꿈 안에서 만납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소슬금 갤러리는 서울특별시가 주최·주관하는
2026 서울아트위크 공식 참여 전시 《구월몽 球月夢》을 선보입니다.
《구월몽》은 ‘9월의 꿈’이라는 계절적 의미 위에
球·月·夢의 세 가지 의미를 포갠 전시입니다.
球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
月은 닿고 싶은 이상이자 또 다른 나,
夢은 그 둘 사이에서 시작되는 사유의 공간을 뜻합니다.
현실과 이상은 서로 분리된 세계가 아닙니다.
미처 꺼내지 못한 마음과 숨겨둔 감정,
기억에서 흩어진 장면과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감각이
서로 겹치며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냅니다.
《구월몽》은 그 사이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내면과 관계, 기억과 치유의 가능성을 바라봅니다.
이번 전시에는 회화와 사진, 조형을 비롯해
서로 다른 재료와 언어로 작업하는 여섯 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정서윤 작가 · 박구름 작가 · 한윤제 작가
진우혜 작가 · 이은영 작가 · 황은세 작가
각자의 작업은 하나의 답으로 모이지 않습니다.
여섯 명의 작가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현실의 표면 아래 남아 있는 기억과 감정,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장면을 드러냅니다.
빛과 색이 만나는 경계
정서윤 작가는 자개를 통해 빛과 색이 만나는 지점을 탐구합니다.
자개는 바라보는 위치와 빛의 방향에 따라 색과 표정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재료입니다.
작가는 동양의 전통 재료인 자개와 서양 회화의 재료인 유화를 한 화면에서 만나게 합니다.
자연과 문명, 동양과 서양, 자연적인 것과 인공적인 것, 나와 타인처럼 서로 다른 요소는 충돌하면서도 하나의 화면 안에서 새로운 조화를 이룹니다.
겹겹이 쌓인 물감과 자개의 빛은 고정된 풍경이 아니라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장면을 만듭니다.
정서윤 작가는 그 빛을 통해 사랑과 관계, 믿음과 연결, 치유의 감각을 이야기하며 우리가 잊고 있던 꿈과 희망을 다시 불러냅니다.
기억의 조각을 다시 바라보는 시선
한윤제 작가는 기억과 일상의 대상을
하나의 완성된 이미지가 아닌 흩어진 조각의 집합으로 바라봅니다.
개인의 경험은 기억 속에 온전하게 남지 않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의미가 희미해지고, 서로 다른 장면과 감정으로 나뉘어 저장됩니다.
작가의 ‘Mem-sion’은 기억을 뜻하는 Memory와
새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뜻하는 Vision을 결합한 개념입니다.
한윤제 작가는 희미해진 기억의 조각에 다시 색을 입히고, 금속 구조와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를 통해 조각을 실제 공간으로 확장합니다.
이 과정은 과거를 그대로 복원하는 일이 아닙니다.
흩어진 기억과 대상을 다시 바라보며
지금의 자신을 구성하고 있는 조각이 무엇인지 질문하는 작업입니다.
종이 위에서 다시 숨 쉬는 언어
박구름 작가는 한지와 선지, 펄프와 석영가루를 활용해 기억과 상처, 침묵과 치유를 이야기합니다.
작가는 일상과 정상성이라는 이름 아래 자신의 목소리를 지워야 했던 경험에서 작업을 시작합니다.
부드럽고 연약한 종이를 찢고 붙이며 겹겹이 쌓는 행위는흩어진 기억의 파편을 다시 수습하는 과정입니다.
그 위에 단단하고 거친 석영가루를 더해 형태 없이 남아 있던 슬픔과 상처에 물질적인 몸을 부여합니다.
반복되는 찢기와 쌓기는 단순한 제작 방식이 아니라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치유의 의례가 됩니다.
박구름 작가에게 예술은 거대한 침묵에 맞서는 고요한 저항입니다.
작품 속에 남은 흔적은 자신의 경험을 기록하는 동시에, 각자의 침묵 속에서 길을 잃은 누군가를 위한
작은 좌표로 이어집니다.
불안정한 자세 속에서 이어지는 생의 에너지
진우혜 작가는 삶과 죽음,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서로 단절된 상태가 아닌 유기적으로 이어지고 순환하는 관계로 바라봅니다.
탄생과 죽음은 서로의 시작이자 조건이며, 한순간의 삶은 시간의 흐름 안에서 다음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작품 속 부드러운 곡선과 서로 연결된 덩어리는 고정된 형태 안에서도 끊임없이 움직이는 생의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팽창하고 늘어지며 다시 균형을 찾는 조형은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신의 자세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표면과 유기적인 구조는 현실의 무게를 딛고 서 있는 몸과 그 안에서 계속 움직이는 감정의 흐름을 형상화합니다.
대지가 서로의 존재를 기억하는 방식
황은세 작가는 사진을 통해 독백과 몰입, 멜랑콜리와 공명의 정서를 기록합니다.
작가는 해가 떠 있지 않은 시간, 도시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를 걷고 긴 시간 동안 대지를 응시하며 촬영합니다.
황은세 작가에게 대지는 고정된 배경이나 독립된 대상이 아닙니다.
서로의 영향에 따라 끊임없이 변형되고, 생존을 위해 의존하며 공존하는 관계적 공간입니다.
사진 속 주름과 층, 굴곡과 흐름은 기억의 중첩과 세월의 흔적을 드러냅니다.
오래 바라보지 않으면 발견할 수 없는 땅의 표정은 인간과 자연, 개인과 사회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대지를 단순히 기록하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장소를 하나의 관계망으로 연결하며 인간의 시야 밖에서도 계속 호흡하고 있는 존재의 순환을 사진 안에 담아냅니다.
눈의 가장자리에서 떠오르는 형상
이은영 작가의 ‘Tip of eyes’ 시리즈는 눈의 모서리에서만 감지되는 형상에서 출발합니다.
분명히 보이지만 정면으로 바라볼 수 없는 이미지, 시선을 옮기는 순간 다시 변형되고 뒤섞이는
불완전한 감각을 화면에 담습니다.
작업은 커다란 천 위에 빠르고 비정형적으로 그어진 검은 선에서 시작됩니다.
하나의 색이 질문을 던지면 다른 색이 그 질문에 답하고, 그 답은 다시 다음 색을 불러냅니다.
어떤 색도 다른 색을 지우지 않습니다.
서로 섞이지 않은 채 각자의 채도와 무게를 유지하며 한 화면 안에서 충돌하고 흔들리는 균형을 만듭니다.
가까이에서 보면 거친 선들이 강하게 진동하고, 멀리에서 바라보면 그 진동은 하나의 질서로 연결됩니다.
이은영 작가는 모호한 감정을 하나의 명확한 답으로 정리하지 않습니다.
풀리지 않는 자리에 오래 머물며 아직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 자체를 화면으로 남깁니다.
정서윤 작가는 빛 속에서 잊힌 꿈을 되찾고,
한윤제 작가는 흩어진 기억의 조각을 다시 바라봅니다.
박구름 작가는 침묵의 흔적을 종이 위에 쌓아 올리며,
진우혜 작가는 불안정한 자세 속에서도 이어지는 생의 에너지를 조형으로 구현합니다.
황은세 작가는 인간의 시선 밖에서 호흡하는 대지를 기록하고,
이은영 작가는 정면으로 붙잡을 수 없는 감각에 머뭅니다.
서로 다른 여섯 개의 작업은 현실과 이상을 하나의 결론으로 연결하지 않습니다.
그 사이에 남아 있는 틈을 열어두고,
아직 드러나지 않은 마음을 바라보게 합니다.
《구월몽 球月夢》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안에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그 사이에 놓인 꿈의 공간을 마주하는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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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안내
전시명
《구월몽 球月夢》
전시 구분
2026 서울아트위크 공식 참여 전시
Participating Exhibition of 2026 Seoul Art Week
서울아트위크 공식 기간
2026. 8. 31. MON — 9. 6. SUN
소슬금 갤러리 전시 기간
2026. 8. 31. MON — 9. 20. SUN
참여 작가
정서윤 작가 · 박구름 작가 · 한윤제 작가
진우혜 작가 · 이은영 작가 · 황은세 작가
장소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소슬금 갤러리
서울 용산구 신흥로20길 17, 1층
주최·주관
서울특별시
Creative Direction
소슬금 갤러리
Graphic Design
이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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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서울아트위크 공식 오프닝 나잇
2026. 08. 31. MON
12:00 — 22:00
NEWS MUSEUM EULJIRO
뉴스뮤지엄 을지로
서울아트위크와 함께 시작되는 《구월몽》은
공식 기간 이후에도 9월 20일까지 이어집니다.
도시 전체가 예술로 깨어나는 시간,
현실과 이상 사이에 놓인 여섯 개의 장면을
소슬금 갤러리에서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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