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선 작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미묘한 거리,
마주 보고 있다고 믿지만 끝내 완전히 닿을 수 없는 감정의 간극을 화면에 담아냅니다.
작품 속 인물들은 군중 속에 함께 서 있고, 같은 장면 안에 머물러 있지만,
그 안의 시선과 생각, 감정은 모두 서로 다르게 흐릅니다.

정유선 작가는 익숙한 얼굴과 몸짓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우리가 타인을 안다고 믿는 감각 자체를 다시 질문합니다.
정유선 작가의 작업은 아주 익숙한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종종 표정과 태도, 순간의 장면만으로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작가의 화면 속 인물들은 서로 가까이 있지만,
얼굴은 흐려지고 경계는 흔들리며,
그 안에서 관람자는 오히려 보이는 것과 이해하는 것 사이의 거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정유선 작가의 작업은 타인을 쉽게 해석하려는 습관을 멈추게 하고,
관계 안에 남아 있는 미묘한 간극을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정유선 작가는 화면 속 얼굴을 뚜렷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물을 지워버리기 위한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얼굴과 표정만으로 타인을 안다고 믿는 익숙한 착각을 지우기 위한 선택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짐작할 뿐
Oil on canvas
97 × 97 cm, 2026
이 작품은 정유선 작가의 시선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우리는 늘 누군가를 보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사람의 내면보다 자신이 짐작한 이미지를 바라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스쳐 지나갔다고 해서
그것이 곧 진짜 만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정유선 작가는 도시의 장면과 사람들 사이에서
마주침과 지나침, 인식과 무관심이 교차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우린 마주친 적 있을까?​
Oil on canvas
91 × 116.8 cm, 2026
작품은 군중 속 인물들을 보여주지만,
그 안에서 중요한 것은 ‘누가 누구를 보았는가’보다 ‘우리는 서로에게 닿은 적이 있었는가’에 대한 질문입니다.
정유선 작가의 화면에는 자주 시선의 거리가 등장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바라봅니다.
그러나 바라본다는 사실만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응시의 거리
Oil on canvas
91 × 91 cm, 2026
이 작품은 시선과 이해 사이에 남아 있는 분명하지만 쉽게 설명되지 않는 틈을 시각적으로 드러냅니다.
가까이에서 본다고 해서 더 많이 아는 것은 아니며, 때로는 가장 선명한 장면이 가장 많은 오해를 남기기도 합니다.
도시의 거리에서 우리는 때때로 하나의 흐름 속에 섞여 있는 군중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안의 사람들은 모두 다른 속도와 방향, 다른 기억과 사유를 안고 걷고 있습니다.
시간의 보폭
Oil on canvas
116.8 × 80.3 cm, 2026
정유선 작가는 군중의 장면을 그리면서도 그 안의 인물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단순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각자가 가진 시간의 폭과 심리적 리듬을 통해
함께 있음 속에서도 분리되어 있는 존재의 감각을 보여줍니다.
기억 속의 사람들은 언제나 또렷하게 남아 있지 않습니다.
어떤 이는 얼굴조차 흐릿해지고,
어떤 이는 이름 없이도 특정한 장면의 감정으로만 오래 남습니다.
지워질 사람들
Oil on canvas
112.1 × 145.5 cm, 2026
이 작품은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 묻습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완전한 한 사람으로 기억하는지,
아니면 어떤 분위기와 감정, 인상으로만 남겨두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정유선 작가의 작업에서 ‘함께 있음’은 곧바로 ‘연결됨’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가까이 모여 있는 장면 안에서도 사람들 사이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정서적 간격이 남아 있습니다.
공존 속의 단절
Acrylic on canvas
91 × 116 cm, 2025
이 작품은 정유선 작가가 지속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관계의 이중성을 잘 보여줍니다.
서로 곁에 있지만 완전히 닿을 수 없는 상태, 함께 있으면서도 각자의 고립을 지닌 상태가 화면 속에 공존합니다.
우리는 같은 장면을 바라보더라도 각자의 경험과 감각, 기억을 통해 전혀 다르게 받아들입니다.
정유선 작가는 이 차이를 단순한 시점의 차이가 아니라 존재 방식의 차이로 확장해 보여줍니다.
Field of Perception
Oil on canvas
116.8 × 91 cm, 2026
이 작품은 하나의 장면 안에서도 각자가 서로 다른 세계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킵니다.
그렇기에 정유선 작가의 작품은 타인을 해석하는 일보다 타인을 섣불리 단정하지 않는 태도를 더 중요하게 제안합니다.
흐려진 얼굴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여줍니다
정유선 작가의 인물은 구체적인 초상이라기보다 감정과 관계의 흔적입니다.
얼굴이 흐려지고 형태가 단순화될수록 관람자는 오히려 표정 이면의 감정, 상황의 긴장, 관계의 거리감에 더 집중하게 됩니다.
또한 깊은 색면과 유동적인 윤곽, 부드럽게 이어지는 붓질은 한 장면의 서사를 선명하게 설명하기보다
그 안에 남아 있는 심리적 잔상을 오래 머물게 합니다.
이미지로도 충분히 강한 인상을 주지만, 실제 작품 앞에서는 화면의 크기와 색의 밀도, 인물들 사이에 형성되는 공간감이 더욱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SELECTED EXHIBITIONS & AWARDS
2026 KMAF 대한민국미술대전
2025 서리풀 ART for ART 대상전
2025 대한민국현대미술대전
2025 서울국제미술대상전
외 다수
Artist
@s25n_seon
정유선 작가의 작업은 표정이 지워진 자리에서 오히려 더 분명해지는 관계의 질문을 던집니다.
마주 보고 있지만 서로를 다 알 수는 없는 현실, 함께 있지만 완전히 연결되었다고 말할 수 없는 감정의 상태를 정유선 작가만의 화면 언어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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